욕망이 빠져나간 자리: 출몰지
도시는 점점 압축적이고 스펙타클하게 변모한다. 도시 곳곳을 연결하는 교통의 발달은 더럽고 쓸모 없는 것들을 은폐하기 용이하게 만들었다. 도시 안에 녹지를 개발할수록 더럽고, 불법적이고, 관리되지 못한 것들은 바깥으로 밀려나고 쓰레기 산이 되어 종국에는 죽은 땅이 된다. 개발과 자본주의로 중심과 변두리를 구분 짓는 과정에서 묵인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공간 소유를 둘러싼 불법 점유 문제, 도시 비대화로 인해 발생한 지역 간 격차, 지표로 담기지 않은 공공 바깥의 이야기. 무분별한 개발에 따라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한계를 검토하며 도시 안팎의 문제를 가시화한다. 무엇을 생산할지, 무엇을 해결할지에 대한 대안은 늘 ‘쓸모’를 요하는 방식으로 작동되기에, 우리는 무엇이 버려지고 남게 되는가에 주목한다.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해 시스템, 제도에 포섭되지 못한 가려진 이면을 찾고자 여기저기에 출몰한다.
미국의 해양생물학자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은 『침묵의 봄(Silent Spring)』(1962)을 통해 과학기술이 초래한 환경·수질오염의 위험을 공식적으로 알리며 지구와 다양한 종들에게 미치는 파괴적인 악영향을 고발했다. 이 계기로 미국은 심각한 환경문제를 인식하게 됐고 전 세계인들에게 위험의 신호탄을 알렸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세계환경발전위원회(WCEC)는 「우리들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 보고서(1987)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개념을 발표하고, 이를 ‘미래 세대가 그들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현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이라고 정의하였다.
무엇을 ‘필요’로 하고 ‘충족’시키며 ‘발전’할 것인가.
과학문명이 이룩한 산업화로 물자의 빠른 이동이 가능해졌고 오늘날 더 많은 먹거리와 자원이 유통되고 있다. 대량생산 시스템은 편안한 삶터를 제공하는 역할로 기능해왔지만 동시에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 바이러스, 빈부격차의 위기라는 부작용을 가속화시켜왔다. 이러한 위협은 가까운 우리 미래이자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2015년 제 70차 유엔총회는 지속가능한발전목표(SDGs)의 계획을 2030년까지 이행하기로 결의하며 ‘단 한사람도 소외하지 않는 것 (Leave no one behind)’을 슬로건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우리들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의 결의에 앞서 우리가, 또는 ‘공동’이 ‘지속가능’하도록 ‘발전’시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 보다 나은 안전한 생활을 영위하고 싶은 열망, 원초적인 생존의 욕구, 위협 없는 삶에 대한 욕구는 우리 모두의 염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지구적인 위기 - 빈곤, 폭력, 전쟁, 기후위기, 불평등 - 이곳과 저곳에서 나타나며 당장의 변화를 위한 행동을 촉구하지만, 문제 개선에는 불공정함이 따른다.
공간 소유를 둘러싼 불법 점유 문제, 도시 비대화로 인해 발생한 지역 간 격차, 지표로 담기지 않은 공공 바깥의 이야기. 무분별한 개발에 따라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한계를 검토하며 도시 안팎의 문제를 가시화한다. 무엇을 생산할지, 무엇을 해결할지에 대한 대안은 늘 ‘쓸모’를 요하는 방식으로 작동되기에, 우리는 무엇이 버려지고 남게 되는가에 주목한다.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해 시스템, 제도에 포섭되지 못한 가려진 이면을 찾고자 여기저기에 출몰한다.
미국의 해양생물학자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은 『침묵의 봄(Silent Spring)』(1962)을 통해 과학기술이 초래한 환경·수질오염의 위험을 공식적으로 알리며 지구와 다양한 종들에게 미치는 파괴적인 악영향을 고발했다. 이 계기로 미국은 심각한 환경문제를 인식하게 됐고 전 세계인들에게 위험의 신호탄을 알렸다. 이와 같은 배경에서 세계환경발전위원회(WCEC)는 「우리들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 보고서(1987)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개념을 발표하고, 이를 ‘미래 세대가 그들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킬 능력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현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이라고 정의하였다.
무엇을 ‘필요’로 하고 ‘충족’시키며 ‘발전’할 것인가.
과학문명이 이룩한 산업화로 물자의 빠른 이동이 가능해졌고 오늘날 더 많은 먹거리와 자원이 유통되고 있다. 대량생산 시스템은 편안한 삶터를 제공하는 역할로 기능해왔지만 동시에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 바이러스, 빈부격차의 위기라는 부작용을 가속화시켜왔다. 이러한 위협은 가까운 우리 미래이자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2015년 제 70차 유엔총회는 지속가능한발전목표(SDGs)의 계획을 2030년까지 이행하기로 결의하며 ‘단 한사람도 소외하지 않는 것 (Leave no one behind)’을 슬로건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우리들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의 결의에 앞서 우리가, 또는 ‘공동’이 ‘지속가능’하도록 ‘발전’시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 보다 나은 안전한 생활을 영위하고 싶은 열망, 원초적인 생존의 욕구, 위협 없는 삶에 대한 욕구는 우리 모두의 염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지구적인 위기 - 빈곤, 폭력, 전쟁, 기후위기, 불평등 - 이곳과 저곳에서 나타나며 당장의 변화를 위한 행동을 촉구하지만, 문제 개선에는 불공정함이 따른다.
안정과 안위, 아직 찾아오지 않은 불안감
이 문제는 거대하고 복잡하다. 지속가능한 도시와 삶터, 미래세대라는 거시적 이야기들은 당장 필사적으로 살아내야만 하는 오늘과 거리를 좁히기 어렵다. 아직 불편하지 않았던 삶터는 바로 옆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위기를 감각해내기를 무뎌지게 만들었다. 자본주의 구조의 편리한 안락함과 소유하지 못해 찾아오는 불안은 개인의 삶의 방향과 형태를 결정했다. 그러나 까마득했던 ‘우리들 공동의 미래’를 앞두고 더이상 모든 문제를 개인의 선택으로 여길 수만은 없다. 도시와 도시 간의 격차와 갈등, 지난한 사건이 연속적으로 얽혀있는 다소 복합적이고 불균등한 방식을 재사유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히스테리안에서 주관하는 공공예술 주제심화형 프로젝트 <예술로 가로지르기 - 욕망이 빠져나간 자리 : 출몰지>는 UN지속가능한발전목표(SDGs) 17개 목표 중 11번째 목표 ‘지속가능도시’를 다루고 있다. 도시의 공공성과 공동체의 불-가능성에 대한 예술적 실천방법을 모색하며 수치와 지표로 드러나지 않는 삶의 다층적인 이야기를 모두의 감각(Common)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고찰한다. 우리가 지속가능한 삶을 살기 위해서 목표치를 ‘이루기’보다는 ‘다르게 생각하기’를 제안한다. 성장과 개발, 발전을 기원하고 욕망했던 구조를 비판적으로만 다루는 태도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살고 싶어서 누구나 열망했던 마음 자리를 살펴본다. 능력과 성장을 중시하는 기존의 욕구 체계에서 드러낼 수 없었던 ‘가려진’ 이야기를 주목하며, 은폐되었던 이면이 우리를 지속가능한 삶터로 이끌어줄 것이라는 가능성에 희망을 걸어본다.
히스테리안은 불균등한 도시를 들여다보기 위해 모빌리티 이론의 핵심 방법론인 ‘다중 스케일’의 방법론을 차용한다. 특정한 지역, 특정한 사회 문제에 대해 확고한 지리적 단위(장소, 지역, 국가, 대륙)의 차원으로 이해하려고 할 때 작동되는 고정된 스케일의 사고 방식은 전체를 축소시키며 다소 협소한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게 만든다. 우리의 프로젝트는 이러한 사고방식을 비판하며, 특정 지역과 문제에 집중 하기보다는 오히려 각지로 뿔뿔이 흩어지기를 선택한다.
2020년 우연하고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서울-부여’라는 연결로부터 전주로, 다시 수도권(경기 시흥), 충청권(서천, 강경), 경상권(창원, 울산), 제주, 오세아니아(호주)로. 목적지 없이 자유로이 오가며 ‘이동성(Moblility)’에 대한 사유를 통해 공통적인 감각을 나누고자 했다. 또한 지역적인 스케일 확장에 더하여 프로젝트 안에서 장르, 성별, 연령, 직업의 경계를 적극적으로 넘나들기를 시도한다. 크게 연구팀-기획팀-예술가팀으로 이루진 팀 구조는 과거로부터의 논의와 사례, 개념을 연구하고 현재에 필요한 이야기와 시도를 수행하며 미래의 단서와 형상을 좇는다.
이 프로젝트는 ‘욕망’이라는 다소 추상적이지만 인간의 내재적인 동기와 마주함으로 삶터를 둘러싼 위기의 문제를 분석하며 변화를 이끌어 내는 예술적 방법론을 찾고자 한다. 스케일과 영토를 가로지르며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문화예술 기획자, 연구자, 예술가, 활동가 그리고 아직 만나지 못한 누군가와 함께 이곳과 저곳에 나타났다 사라지며 출몰한다.
Where Desire Escapes : Locales of emergence
Cities are increasingly becoming more compressed and spectacular. The development of transportation connecting all parts of the city has made it easier to conceal the dirty and the useless. The more green spaces are developed within the city, the more illegal and unmanaged things are pushed out to become mountains of garbage, eventually becoming dead land. What exactly is being implicitly allowed in the process of segregating the center from the outskirts through development and capitalism? Illegal occupancy issues surrounding space ownership, regional gaps caused by urban hypertrophy, and stories outside the public arena that are not included in visible indicators. We examine the limitations we face today due to indiscriminate development as we visualize problems inside and outside the city. Alternatives to the questions of production and solution always work through methods that demand ‘usefulness’; therefore, we pay attention to what remains after being discarded. For a sustainable city, we 'appear' and 'emerge' here and there, searching for the hidden areas that have not been encompassed by systems and institutions.
American marine biologist Rachel Carson alerted the world to the dangers of environmental and water pollution caused by science and technology through 『Silent Spring』 (1962), warning of the devastating adverse effects on the earth and various species. Thus the United States became aware of serious environmental concerns confronting them and alerted people around the world with this signal of danger. Against this background, the 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 (WCEC) announced the concept of 'sustainable development' in its 「Our Common Future」 report (1987), defining 'sustainable development' as 'development that fulfills the needs of the present generation without compromising the ability of future generations to fulfil their own'.
What will be ‘needed’, ‘fulfilled,’ and ‘developed’?
Industrialization achieved by scientific civilization has made it possible to move goods quickly, and more food and resources are being distributed today. The mass production system has functioned as a role that provides a comfortable place to live, but at the same time, it has accelerated the side effects of disasters, viruses, and the crisis of wealth inequality due to the climate crisis. These threats are our near future and are already a reality. In 2015, the 70th UN General Assembly resolved to implement the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by 2030, presenting the slogan “Leave no one behind”. If so, what should we or the 'community' 'develop' to be 'sustainable' prior to the resolution of 'Our Common Future'? The desire to lead a better and safer life, the primal desire for survival, and the desire for a life without threats are also the aspirations of all. However, global crises - poverty, violence, war, climate crisis, and inequality - appear here and there, urging action for immediate change, though inequality follows in improving the problem.
Stability and security, anxiety that has not yet come to pass
This problem is large and complex. It is difficult to narrow the distance between the desperately lived-out realities of today and the macroscopic stories of sustainable cities, living grounds, and future generations. The space in which life used to take place, which had not yet been rendered uncomfortable, had dulled our ability to sense the violence and crisis happening right next door. The convenient comforts of the capitalist structure and the anxiety that came from being unable to obtain ownership determined the direction and form of an individual's life. However, faced with the long-awaited ‘common future of us all’, we can no longer regard all issues as individual choices. We need a perspective that rethinks the somewhat complex and uneven way in which the gaps and conflicts between cities and past events are continuously intertwined.
<Crossing through Art - Where Desire Escapes : Locales of Emergence>, an in-depth public art project hosted by Hysterian, deals with the 11th goal of the 17 UN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Sustainable Cities’. It seeks artistic practice methods for the im/possibility of public community of the city, and considers how to transform the multi-layered stories of life that are not revealed by figures and indicators, attempting to switch such stories into everyone's 'common senses.' In order for us to live sustainable lives, we suggest ‘thinking differently’ rather than ‘achieving’ our goals. Wishing for growth, development, and development, escaping from the attitude of treating only the desired structure critically, we look at the places in our hearts where everyone harbored an aspiration to live safe lives. Paying attention to the ‘hidden’ stories that could not be revealed in the existing systems of desire that emphasized ability and growth, we put hope in the possibility that the hidden side will lead us to a sustainable living environment.
Hysterian borrows the concept of 'multiple scales', a key methodology of mobility theory, to look into the unequal city. The fixed-scale way of thinking that works when trying to understand a social problem within a specific region at the level of a solid geographical unit (place, region, country, continent) reduces the whole and looks at the problem from a rather narrow perspective. Our project criticizes this way of thinking, choosing to scatter ourselves around different areas rather than to focus on specific regions and problems.
In 2020, from the accidental and spontaneous connection of ‘Seoul-Buyeo’ to Jeonju, to the metropolitan area (Siheung, Gyeonggi), Chungcheong area (Seocheon, Ganggyeong), Gyeongsang area (Changwon, Ulsan), Jeju, and Oceania (Australia), we wanted to share a common, shared sense through the concept of ‘mobility’ by moving freely about without a fixed destination. In addition to regional scale expansion, we made active attempts to cross the boundaries of genre, gender, age, and occupation within the project. The team structure, largely composed of a research team, a planning team, and an artist team, studied discussions, cases, and concepts from the past, conducting stories and attempts necessary for the present, and pursued clues and shapes of the future. This project seeks to find an artistic methodology that leads to change by analyzing the problem of crisis surrounding the places where lives are lived by facing the somewhat abstract but intrinsic human motive of 'desire'. Crossing scales and territories, they appear and disappear here and there with cultural and artistic planners, researchers, artists, activists, and other as-of-yet-unmet people who share a critical mind.